분수·골목길·고풍스런 저택…세잔이 사랑한 풍경화 같은 도시

입력 2015-04-13 07:00  

'물의 도시'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



물과 분수, 세계적 화가 세잔의 자취가 느껴지는 엑상 프로방스는 곳곳의 분수에서 뿜어 나오는 물줄기가 반짝이는 물의 도시다. 고즈넉하고 오래된 노란색 담장을 거닐면서 세잔의 삶을 들여다보는 풍경화 같은 도시다. 화려하게 이어지는 다양한 건축물은 이 도시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엑상 프로방스는 작고 따뜻하다. 프랑스다운 세련됨 속에 인간의 모습이 엿보이는 그림 같은 도시가 바로 엑상 프로방스다.

4월 남프랑스의 고적한 풍경

바르셀로나에서 3시간이 걸리는 몽펠리에를 6시간 만에 찾아가고, 호텔을 찾기 위해 한밤의 쇼를 펼쳤던 첫날과는 달리 몽펠리에에서 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로 가는 길은 순조로웠다. 몽펠리에에서 느긋하게 오후를 보내고 엑상 프로방스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도 따스한 햇살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여러 명이 함께 여행을 하면 용감해지는 것인지, 우리는 사실 엑상 프로방스에서 묵을 호텔도 알아보지 않은 채 도착했다. 일단 관광안내소에서 호텔이 나와 있는 안내책자를 받아 차 안에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일행 중에 가장 영어를 빨리 읽을 수 있는 친구 네브가 몇몇 호텔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바로 빈 방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 성수기를 한참 남겨둔 남프랑스의 4월이라 가능한 여행의 수확이었다.


세잔과 분수의 도시, 엑상 프로방스

체크인하고 방에 짐을 거의 던지다시피 한 뒤 모처럼 기대되는 남자와 소개팅이라도 나가는 기분이 되어 도시를 걷기 시작했다. 엑상 프로방스는 걸어서 반나절이면 옛시가지를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도시다. 전형적인 프랑스 남부 도시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이곳에서는 걷다가 그냥 길을 잃어도 좋을 것만 같다. 그만큼 고즈넉하고 오래된 골목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관광안내센터에서 챙긴 지도는 아주 잘 정리돼 있어서 주요 명소는 지도만 가지고도 다 둘러볼 수 있었다.

엑상 프로방스는 무엇보다 폴 세잔과 에밀 졸라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인 거리인 미라보(Cours Mirabeau) 거리에는 폴 세잔이 에밀 졸라와 자주 갔다는 200년 넘은 카페 ‘레 되 가르송’(Les Deux Garcons)이 있고, 언덕배기를 쭉 오르면 그가 쓰던 가구와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세잔의 아틀리에도 있다. 또 세잔의 그림에 자주 등장한 생 빅투아 산에 직접 올라 프로방스의 자연을 만끽할 수도 있다. 우리는 엑상 프로방스에서 하룻밤밖에 머물지 않기 때문에 생 빅투아 산까지 갈 수는 없었지만, 언젠가 다시 오면 함께 갈 리스트로 남겨두기로 했다.


繭鑿?산책로의 이채로운 귀족 저택

엑상 프로방스는 예전부터 온천수가 나오는 지역으로도 유명해 ‘물의 도시’로 불렸다. 도시의 이름에 엑스(Aix)가 붙으면 물이 풍부해 온천이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엑상 프로방스는 20여개의 크고 작은 분수가 있는 ‘분수의 도시’이기도 하다. 웅장한 분수대가 활기차게 물을 뿜어내는 광장에서부터 작고 고풍스러운 분수까지 분수를 찾아다니는 도보 코스도 가능하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미라보 산책로를 걷다 보면 17~18세기 귀족의 화려한 대저택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이 도시에서 유명한 생 소뵈르 대성당에 다다르면 13~17세기에 걸쳐 덧대어진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의 건축을 만나볼 수 있다. 성당이 세워지기 이전인 6세기부터 있었던 성당 안의 세례당도 볼거리다. 둥근 돔 형태의 지붕 받침 위로 8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지붕을 보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조각상 가득찬 방돔 공작 별장

엑상 프로방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방돔 공작의 별장(Pavillon de Vendom)이다. 1665년에 만들어진 이 별장은 방돔 공작이 그의 연인인 라 벨르 두 카네와 지내기 위해 지은 곳이다. 별장 안에는 잘 가꾸어진 정원과 분수, 3층으로 지은 정육면체의 건물이 자리해 있다. 머리로 테라스를 받치고 있는 문 양쪽의 아틀란테스 조각상이 오래도록 사람의 시선을 끈다. 17~18세기의 가구와 페인팅으로 장식돼 있으며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돼 엑상 프로방스 사람들의 느긋한 휴식처 노릇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정원으로 둘러싸인 별장 건물이 한 폭의 그림 같다. 4월의 따스한 햇살이 이 별장 안에 한가득 담겨서 깜박 잠이 들고도 싶었다. 방돔 별장 홈페이지(mairie-aixenprovence.frhttp://mairie-aixenprovence.fr) 참조.

엑상 프로방스 여행정보

엑상 프로방스에서 숙소를 미리 예약 못했을 경우에도 시내 중심가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층에 올라가면 숙소 예약만 전담하는 직원이 있다. 바로 빈 방을 찾아서 예약할 수 있으므로 호텔을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경비를 많이 아껴야 하는 여행자라면 시내에서 버스로 15분 정도 나가는 외곽에 숙소를 잡으면 훨씬 싸다. 엑상프로방스 관광안내소 주소는 Les Allees Provencales 300 avenue Guiuseppe Verdi 13100 Aix-en-Provence.

엑상 프로방스(프랑스)=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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